본문 바로가기

excerpt

불가능 / 조르주 바타유

나는 나의 이야기들이 어떤 의미에선 불가능에 확실히 가닿아 있다고 믿는다. 사실 그 점을 떠올리는 데엔 갑갑한 통증이 따른다. 이 통증은 아마도 공포가 이따금 내 삶에 현존한다는 사실에서 연유할 것이다. 그런가하면, 비록 허구 속에서나마, 공포만이 거짓의 공허감에서 여전히 나를 벗어나게 해주는 탓일 수도 있다...

-

그런 나를 멈추게 하는 것은 행복이 아니라, 그녀에게 다다를 수 없는 나의 무능함이다. 아무튼 그녀는 나를 따돌리고 만다. 그러길 바라는 장본이 바로 나 자신이라는 점, 고로 내 사랑은 기필코 불행해야 한다는 점이 내가 앓는 가장 지독한 병이다. 실제로 나는 행복을 더 이상 찾지 않는다. 그녀에게 행복을 주고 싶지도, 내가 행복을 취하고 싶지도 않다. 나는 항상 불안에 시달리는 그녀를 건드리고 싶고, 그러다 그녀가 까무라쳤으면 좋겠다. 그녀는 늘 한결같지만, 나는 두 존재가 각자의 무력함에 대한 확신 속으로 더 깊숙이 빠져든 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

사실, 희극의 주인공은 B따윈 안중에 없었다. 정확히말해 그녀를 사랑한다고 할 수도 없었다. 그에게 소위 사랑이라는 것은 거기서 끄집어낼 불안의 의미밖에 없었다. 그가 사랑한 것은 밤이었다. 그가 다른 여자들보다 B를 좋아한건, 그녀가 그를 따돌리고, 도망치는가 하면,장기간 피하는 내내 죽음의 위협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사랑에 빠진 남자가 일생의 여인을 사랑하듯, 진정으로 그는 밤을 사랑했다.

Georges Bataille, 불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