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게놈이다"
나의 실체적 존재를 무의미한 게놈 공식으로 환원시키는 것은 자아의 환상적인 '재료' 즉 재료로부터 자아가 만들어질 수 없게 재료를 말살하고, 이를통해 나를 순수한 주체로 환원시킨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아무것도 아님', 바로 그것이 주체 자신이다.
계몽의 목표는 완전한 과학적 자기객관화가 아니라 우리가 과학의 논리를 끝까지 따라갔을 때 도래하게 될 새로운 형태의 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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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을 내리자.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의 정신적 능력이 객관적인 도구로 점진적으로 외화된다는 사실이 우리의 인간적 잠재성을 빼앗아간다고 한탄할 것이 아니라, 이러한 외화의 해방적 차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우리의 능력이 외부의 기계에 더욱 많이 전치되면 될수록 공허화(emptying)야말로 실체 없는 주체성의 등장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_ 탈이데올로기 시대의 이데올로기, 슬라보예 지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