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이 가까운
…… 난 한시도 조용히 있어본 적이 없단다, 항상 떠들고 떠들고 또 떠들었지, 입을 다물고 있을 수가 없었어, 침묵이 암처럼 나를 덮쳤거든, 미국에 와서 처음으로 식사를 할 때 였지, 웨이터에게 이렇게 말하려고 했어, "당신이 나한테 그 나이프를 건네주는 모습을 보니 떠오르는 사람이 있는데……" 하지만 말을 끝까지 이을 수가 없었어, 그녀의 이름이 입 밖으로 나오질 않았어, 얼마나 이상한지, 나는 생각했어, 얼마나 안달이 나던지, 얼마나 애가 닳던지, 얼마나 슬프던지, 주머니에서 펜을 꺼내 냅킨에 '에나(Anna)' 라고 썼어, …… …… 물론 매일 매 순간 내 마음은 점점 더 작은 조각들로 산산이 깨지지, 내가 조용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은 한번도 없었고, 하물며 말이 없는 사람이라고는 더더욱 생각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