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비미학 / 알랭 바디우 시가는 언어의 한계에서 도래하는 현전으로서의 다수에 관한 진리를 만들어낸다. 또는 시는 그 경험적 객관성조차 소멸되는 가운데 "여기 있음"의 순수 관념을 현재화하는 능력으로써의 언어의 노래이다. 시는 감각적인 것의 시간 속에서의 사라짐을 비시간적으로 존재하게 하는 것이다. 시는 사라짐의 토대 위에 놓인 현전의 사유이자 직접적인 행동인 동시에, 한 진리의 모든 국지적 형상들과 마찬가지로 사유의 프로그램이며, 강렬한 예측이자, 내재적이면서도 새로이 창조된 ‘다른’ 언어의 도래를 통해 언어를 압박하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모든 진리는 어떤 역량임과 동시에 어떤 무력함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그 영향력이 미치는 범위는 전체일 수 없기 때문이다. 진리와 전체성의 양립 불가함은 현대의 결정적인 -또는 헤겔 이후적인.. 불안함 생각해보면 나의 모든 시간은 불안함을 잊기 위한 사투였다. 끊임없는 회피였다. 실체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받는 영향은 현실에 어떠한 것 보다도 막강했다. 내것이 아니라고 부정하기도, 냉소를 보이기도, 무언가에 중독되기도, 연애를 하기도 술을 마시기도 전시를 보기도 할머니를 찾아가기도내가 할 수 있는 무엇이든 그게 무엇이든. 아니다. 무엇이든 한 게 아니라 내가 하는 모든 행위가 불안함을 잊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불안함이 나의 삶을 살았다.'나 자신보다 실제적인 불안감' 그건 그냥 사건이거나, 사건의 중첩이다. 이를 인정함으로 이제 정말 내가 내 삶을 살아낼 수 있게 된 것이고불안이 나를 생각하는 게 아니라 내가 불안을 생각하면서. 살아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게놈 / 지젝 "당신은 게놈이다"나의 실체적 존재를 무의미한 게놈 공식으로 환원시키는 것은 자아의 환상적인 '재료' 즉 재료로부터 자아가 만들어질 수 없게 재료를 말살하고, 이를통해 나를 순수한 주체로 환원시킨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아무것도 아님', 바로 그것이 주체 자신이다. 계몽의 목표는 완전한 과학적 자기객관화가 아니라 우리가 과학의 논리를 끝까지 따라갔을 때 도래하게 될 새로운 형태의 자유다. ...결론을 내리자.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의 정신적 능력이 객관적인 도구로 점진적으로 외화된다는 사실이 우리의 인간적 잠재성을 빼앗아간다고 한탄할 것이 아니라, 이러한 외화의 해방적 차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우리의 능력이 외부의 기계에 더욱 많이 전치되면 될수록 공허화(emptying)야말로 실체 없는 주체성의.. 주체의 죽음 / 지젝 66p.‘주체의 죽음’의 진정한 초점은 부헨발트로 가는 도중 실제로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그처럼 끔찍한 사건이 주체의 정체성 자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있다. 즉 현실에 대한 주체의 기본적인 윤곽은 산산이 조각나 있으며, 주체는 더 이상 자신을 과거에서 미래로 넘겨지는 역사의 연속적 흐름의 일부로 경험하지 않는다. 대신 그의 경험은 현재와 과거와 미래가, 그리고 현실과 환상이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하고 있는 일종의 영원한 현재 속에서 움직인다.시간은 공간이 되고 마치 열린 공간에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듯이 시간을 따라 앞뒤로 자유자재로 과거와 미래를 마음대로 택해 움직이는 기묘한 자유가 우리에게 주어진다. 하지만 그러한 자유에는 지불해야 할 대가가 따른다. 공간화된 시간의 이 장 안에는 맹점이 존재하는 .. 몰락 / 신형철 김영하의 인물이 이제 '몰락할 자유'마저 빼앗기고 말았다는 사실이다. ... 그는 몰락하기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몰락에 흡수된 것이다. 이 진실을 어찌할 것인가. 이제 다시는 진실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데, 이제 이것으로 무엇을 해야 하겠는가. _몰락의 에티카, 신형철 농담 / 밀란 쿤데라 나는 우리가 영원히 잃어버린 것들을 열망하듯 그렇게 그녀를 원했다. 영원 속에서 사는 사람은 슬픔을 모른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던 때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해가 갈수록 나는 내 주변에 사막이 더 넓게 펼쳐져 가고 내 마음속에 불안이 싹터 가는 것을 느꼈다. 구토 / 사르트르 사람들이 더 많아지자 나는 곧 이런 곳에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 지 모르는 무단침입자 같은 느낌이 들어서 바깥으로 나왔고, 시계를 보았고, 내 죽은 시간이 참으로 집요한 삶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천천히, 집요하게. 그 여자는 정신을 차리고 있다. 그 여자는 자위 할 수도 없고 자신의 불행에 빠져버릴 수도 없다. 그 여자는 자기의 불행을 그저 약간, 그저 조금씩 이리저리 생각한다. _사르트르, 구토 상실 / 알랭 바디우 현대철학은 망각되고 말소되고 부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거의 언제나 밝혀냅니다. 대체로 철학자들은 가치 있는 모든 것의 상실에 관한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현재 자체의 상실에 관한 이 같은 우울증적 숭배를 발명했다고 생각되는 반면, 시인들은 현재의 생생함을 더이상 느낄 수 없다고, 더이상 감동받을 수 없다고 우울함을 선언했습니다. 스테판 말라르메는 “현재는 결여되어 있다”고 정식화했고, 아르튀르 랭보는 “우리는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다시 말해 동시대성 자체가 결여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_오늘날의 포르노그래피, 알랭 바디우 이전 1 2 3 4 5 6 다음